연일 계속되는 쇠고기 파동으로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의 착잡한 심경이다. 보수, 진보가 대결을 하고 정책이 도마 위에 올라 난도질을 당하고 있다. 촛불집회의 의미가 퇴색하고 명분도 약해지면서 변질된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 서글플 따름이다.

여론은 목적 달성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그러나 언론이 여론을 호도하거나 왜곡되게 한다면 여론은 영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는 위험한 존재가 된다. 이를 두고 언론과 정치의 유착을 꼬집기도 한다.

참 언론은 정보를 전달함에 있어서 정보의 중요한 요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근본을 바꿔버리는 언론은 언론이 아니고 사기꾼 집단일 뿐이다. 주류 방송과 신문이라는 우월적 입장으로 정보를 마음대로 요리하면 여론은 맛이 있든지 없든지 머리에 박히지 않을 수가 없다.

현재 촛불집회가 쇠고기에서 변질되어 정권퇴진, 정책반대 등으로 이어지는 원인을 언론으로 치부하고 조중동, KBS, MBC 등에서 여러 형태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 자체가 언론의 책임이라는 시각이다. 보수와 진보는 같은 눈을 가졌으면서도 머리와 마음은 틀리는 동상이몽의 사상이다. 이 처럼 언론은 무거운 짐을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이라는 수구적 생각으로 모든 문제에 접근하여 마치 전체를 흩트리는 작태를 멈추지 않고 있다.

워싱톤포스트, 헤럴드, 트리분, 뉴욕타임즈, 마이니찌 등 모두를 말하지 않더라도 한국에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있다. 외국 유명 신문에 비하면 우리의 조중동은 무엇을 하는지 한심하기 그지없다. 연합뉴스에서 보내는 뉴스만 따 먹는 것인지 아니면 해바라기처럼 정권만 따라가는 것인지 욕을 먹어도 싸다는 생각이 든다.

까놓고 이야기 하면 한국에는 목숨을 건 언론인도 없으며 폐간을 각오한 언론지도 없다는데 답이 있는 것 같다. 지금 촛불집회를 이야기하기 전에 2005년 11월부터 터진 ‘황우석연구팀’의 줄기세포 사태보도만 보더라도 언론의 수준과 언론인의 자세를 알 수가 있는 것이다.

MBC PD수첩에서부터 잘못 보도된 ‘줄기세포’는 YTN 뒤집기 취재로 이어졌고, 공동연구자 미즈메디의 노성일원장의 ‘줄기세포는 없다’라는 만세삼창으로 이어지면서 서울대 조사위원회에서도 ‘처녀생식세포’로 발표를 하고 이어 검찰은 후원금 유용, 횡령으로 기소하여 오는 24일 24차 재판이 속개되는 실정이다.

그리고 과기부는 모든 훈, 포장의 서훈을 취소하였으며 복지부는 줄기세포 연구와 지원을 중단하고 말았다. 서울대는 사실 확인도 끝나기 전에 교수직에서 파면하였으며 여기에 어떤 언론도 사실을 밝히기 위한 언론정신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 촛불시위에서 민중이 요구하는 언론의 자화상을 쳐다보지 않아도 그림이 그려질 만큼 허무할 뿐이다.

지금 촛불시위로 광고주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고 말을 하고 있지만 당시에도 MBC는잘못된 방송으로 PD수첩과 저녁 9시 정규뉴스 방송이 광고 없이 진행된 예도 있었다. 새삼 광고이야기가 나오니 웃을 수밖에 없다.

KBS는 ‘추적 60분’ 프로그램에서 가제 미국 “새튼은 특허를 노렸나”를 취재하고도 방송하지 못하여 담당 PD가 회사를 뛰쳐나와 인터넷에 간략분을 올리는 일도 벌어지고, 황우석지지자 1000여명이 행정재판을 통하여 방송가능 일부승소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KBS 정연주 사장은 방송결재를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촛불이 KBS를 지켜야 하는 명분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상한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당시 주류언론과 언론인 그리고 인터넷 ‘브릭’에서는 황우석연구팀을 희대의 사기꾼으로 몰아붙이는데 앞장섰으며 언론인으로는 진중권교수가 유독 칼날을 세웠다. 그리고 인터넷에서는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이 대열에 합류를 하였다. 왜 이런 주장을 하는가 하면 언론은 자기의 목소리와 시각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황우석연구팀은 줄기세포 발생 직후 논문의 문제와 연구실 운영에 대한 미비한 실태를 밝히며 6개월의 재연 기간을 달라고 애원하였다. 참 언론이라면 기술도 없는데 또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느냐며 연구의 실태를 사실에 근거하여 취재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있었다. 그리고 줄기세포의 연구과정과 사태의 추이를 추정하지 말고 진실을 알려고 하는 노력은 어느 언론에도 없었다는 것에 무게를 두며 예로 드는 것이다.

한 동안 ‘스너피’ 개 복재를 두고 사기니 하는 여론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미국과 중국의 요청으로 두 건의 개 동물 복재를 성공하였으므로 그 의심은 사라졌지만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인하여 줄기세포 연구가 중단되고 연구자가 재판에 휩싸이면서 나타나는 연구지연과 기술개발지연, 또 특허분쟁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하는 것인가 말이다. 이런 언론의 작태를 모르면서 언론을 말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다 이것이 한국의 언론과 언론인의 현실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주류언론은 사실을 알면서도 보도를 하지 못하고 사실을 알았다고 해도 보도를 할 수 없는 언론인이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모른다는 우리의 언론현실이 너무나 차갑게 느껴진다. 이것을 언론탄압이나 정언유착으로 휘몰아 보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의심만은 떨쳐버릴 수가 없는 것이 “황우석”사태이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들이 언론을 바라보는 마음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황우석사태,,, 단 하나의 올바른 주류언론, 언론인만 있었어도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윤전기는 기계이지만 기계를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다. 윤전기보다 못한 한국 언론을 바라보면서 이제는 언론선진국을 염원할 뿐이다.

마이뉴스코리아/채장식 대구경북 취재본부장chaejsik@naver.com

 

최종편집일: 2008-06-21 오후 7: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