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를 제안하는 남자의 진짜 속마음을 알고 싶다면 일단 ‘No’하라.

이십여 년을 감옥에 계시던 어느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제한된 공간에서 몇 안 되는 사람과 오 랫동안 지내다보면 그 사람의 무의식적인 행동과 표정, 분위기만으로도 다음에 일어날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 도대체 알 수 없는 그 남자의 마음을 알아채는 비법은 바로 집요한 관찰이다.

 상대의 외모, 행동, 말투, 분위기를 종합적으로 관찰하다보면 결국 그의 목적과 의도를 분명히 알 수 있다. 예컨대, 출근 시간대 만원인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간다 치자. 다리가 아픈 ‘나’는 가장 먼저 내릴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탐색전을 펼친다.

가방을 꼭 끌어안은 채 깊은 아침잠에 빠진 사람 앞은 피하 고, 대신 읽던 책을 접어 가방에 넣고 있는 사람 앞에 한 발자국이라도 가까이 다가서는 것은 당연한 일. 가방 정리를 마친 사람이 옷매무새를 가다듬기 위해 혹은 의자에 고쳐 앉기 위해 ‘움찔’하기만 해도, 그가 의자에서 일어나려는 줄로 착각해서 반사적으로 내 몸까지 ‘움찔’하던 기억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한 남자가 섹스를 제안할 때, 진지한 사랑을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원 나이트 스탠드’를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를 알기 위한 최선의 방법도 ‘관찰’이다. 물론 남자의 의도가 ‘오늘 하루를 불태우자는 것인지’ 아니면 ‘여자에 대한 진지한 애정의 발로’인지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집요하고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사랑보다 섹스를 원하는 남자는 “너와 섹스하고 싶어” “한번 자자”는 등 원하는 바를 직접 말하기를 꺼린다. 대신 “피곤하다”든가 “잠 만 잤으면 좋겠다”든가 아니면 아무 말 이 모텔 안으로 차를 들이미는 경우가 대부분. 매우 충동적인 것처럼 행동하지 , 사실 그들은 ‘오늘’을 디데이로 설정한 지 이미 오래다. 사전 작업에 충실한 그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은 쇼부를 봐야겠다’는 다부진 각오로 나왔다는 말씀. 그들에겐 섹스가 예정된 계획이니, 당연히 여자를 만난 순간부터 여러 징후가 나타난다.

남자가 평소와 다르게 어딘가 매우 불안해 보이거나 ‘커피-영화-식사-일잔’으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데이트 코스를 서둘러 재촉한다면 한 번쯤 의심해볼 만하다. 각각의 과정도 요식적이거나 건성건성이다. 대충 먹고, 아무 거나 보고, (독한) 술을 (많이) 마시길 권한다. 그에게 당신과 합의되지 않은 마지막 과정이 하나 더 있으니 바쁠 수밖에. 그러나 여기까지는 단지 섹스만 원하는 경우나 사랑을 전제로 한 경우나 크게 다르지 않다.

양자를 가르는 차이는 여자의 반응에 대처하는 대목에 이르러서야 확연히 드러난다. 직접적 혹은 간접적인 남자의 섹스 요구에 그대로 호응하면 남자의 속마음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그의 진심을 파악하고 싶다면, 적극적이거나 소극적인 거절의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싫다’는 여자를 억지로 끌고 가려는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확률이 0%일 건 너무 당연하고, 여자가 거절한 후 그가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거나, 담배를 피워 문다면 사랑보다 섹스가 중요한 남자일 확률이 높다.

집요하게 섹스와 관계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는 것, 둘의 관계에 대해 짐짓 진지한 이야기를 풀어대기 시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섹스만 머릿속에 가득한 남자로 판명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멘트가 있으니 바로 “그럼 어디 가서 딱 한잔만 더 하자”다. 물론 한잔 한 다음에 무엇을 요구할지는 명명백백하다.

애정의 발로로 섹스를 원하는 남자들의 태도는 이와 확연히 다르다. 무엇보다 명징한 차이는 ‘싫다’는 여자에게 섹스를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여자가 섹스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시하는 순간 무척 당황한다. 그러고는 어색해진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미안함을 거듭 표현하고, 서둘러 데이트를 마치는 섭섭한 경우까지 발생한다. 여자의 거절 의사를 존중하고 마음을 살피려는 의지의 소산이다. 쉽게 말해 자신의 욕구보다는 사랑하는 여자가 먼저라는 말이다.

마이뉴스코리아/이다희기자

최종편집일: 2009-03-03 오후 6:0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