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군 위안부 시위 700회 대답없는 메아리.

2006년 3월 15일. 봄은 봄이되 봄이 아닌 사회의 현상이 곳곳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쪽에선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바꿔치기의 논란과 잊혀져 가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들의 대답없는 메아리인 일본 대사관 앞에서의 700회를 맞는 수요 집회이다.

약소국이기에 겪어야 하는 설움일진대 그 아픔은 결코 세월이 흘러가도 치유되지 않은채 하나둘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져 가고 있음이 안타까움을 금할길 없다. 외세의 잦은 침범에 시달려온 나라이기에 그만큼 아픈 상흔도 많았다.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쓰는 '화냥년'이라는 욕설에 가까운 용어의 발단이 된 환향녀로 부터 민족의 아픔은 자리잡았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이와 같은 아픔은 줄곧 있어왔고 그럼에도 조정의 미흡한 국방력 때문에 고스란히 민초들이 겪어야 했던 가혹한 역사의 거센 소용돌이였다.

1627년 정묘호란과 1636년 병자호란은 인조라는 임금 재위시에 겪어야 했던 두번의 외침이다. 당시에 청나라로 끌려갔던 수많은 여인들이 많은 돈을 배상금으로 주고 고향에 돌아왔음에도 실절 했다는 이유로 이혼을 강요 당함에 임금은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던 것이고 급기야는 강물에 몸을 씻으면 과거를 묻지 않겠노라는 궁여지책을 낸 것으로도 전해져 온다.

일본이 대동아 공영이라는 침략의 발톱을 드리우고 시작한 중일전쟁 이후 군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설치한 것이 군위안소 이다. 여기에는 일본, 한국,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등 당시 일본의 식민지인 한국을 비롯해 점령국인 나라에서 수많은 여성들을 취업을 미끼로 혹은 강제연행의 형식으로 유괴까지 자행하며 서슴없이 끌고 가 짐승 이하의 성노리개로 전락시킨 천인공노할 만행이었다.

당시 이땅의 여성들은 10대부터 40대까지 거의 무차별적으로 끌려가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되지 않고 묻혀 버렸고 패전 이후 집단학살이나 폭격으로 숨진 분들이 더욱 많을 것으로 드러났으며 연합군 포로 수용소에 수용되었다가 돌아온 분들도 세상에 드러낼 수 없는 회한을 안고 살아 왔다.

뒤늦게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고 피해자 확인 신고를 받은 결과는 2003년 200여명이 신고하는데 그쳤고 이후 고령이나 질병으로 인하여 52명은 한많은 세상을 등졌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며 지리한 싸움을 해온 결과로 1998년과 1999년에는 유엔인권소위원회에서 맥두걸 보고서가 채택되는등 국제기구의 관심을 증폭 시켜 오고 있으나 1998년 4월에 시모노세키 지방법원의 배상책임 인정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법원은 기각하여 무효화 시키고 있다.

이 와중에 일본 정부는 2000년 12월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 국민기금'을 설립하여 정부의 책임은 회피하고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배상의 책임을 떠 넘기려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형편이다.

꽃다운 생애를 회한을 안고 약소국의 설움을 가슴에 품고 분루를 삼켜야 했던 그분들의 마지막 남은 한을 풀어주고 일본 정부의 보다 책임있는 조치를 강구하는 정부의 노력이 배가 되어야 할것이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비록 지나간 역사라고 하더라도 끝까지 억울한 민초의 눈물을 닦아 주려는 보다 철저한 배려가 아쉽다.

지금도 사할린이나 중앙아시아의 각국에서 고려인이란 어정쩡한 존재로 살아가는 다 같은 피를 나눈 형제들이 있다.국가가 부유해지면 어두운 곳에서 허덕이는 수많은 한민족들을 밝은 희망의 세계로 동참 시킬수 있을것을 작금에 벌어지는 황교수 줄기세포 파동을 보면서 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본 대사관 앞에서 대답없는 메아리를 만들어 가는 한맺힌 민초들의 시위를 보면서 아쉬움을 금할길 없다.
마이뉴스코리아/김종오기자 rlawhddh@yahoo.co.kr

최종편집일: 2006-03-17 오전 11:4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