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위대 종로 인사동 골목서 2차 충돌, 전경 뚫었다.
어제(25일) 오후 서울에서 열린 한미FTX 반대 시위가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과 차량 통행을 방해하는 등 농민, 학생, 단체, 주부 등 2만 여명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이 하늘을 뒤 덮었다.

사전 범 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의 이날 집회는 사전에 불허된 행사였지만, 이들은 오후 2시부터 열렸던 민주노동당 행사를 이어받아 바로 한미FTX 반대 범 국민운동본부 행사를 강행했다.

민주노동당 행사에 전국에서 몰린 2만 여명의 농민, 당원, 주부, 학생, 어린이, 청소년, 청년, 운수노동자 등은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문성현 대표가 단상에 오르자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

문 대표는 이 곳에 있는 모든 분들의 응원과 박수에 보답하듯 이 “투쟁” 이라며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와 권영길 대표, 권병길 연극인대표 등 한미FTX를 반대하는 모든 단체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무대에 올라 투쟁 이라는 단어와 함께 한미FTX에 협상하는 것조차 반대한다며, 우리는 끝까지 FTX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3시부터 열린 범 국민운동본부의 주최인 한미FTX 반대 집회에 용산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이 참석, 더욱 큰 규모로 한미FTX 반대 범 국민운동본부 행사가 이어졌다.

이들은 꽃다지와 함께 민중가요를 부르며, 한미FTX의 졸속 같은 협상과 이를 이행하려는 정부에 강하게 반발했으며, 일부는 시위대 속에서 오늘 이 같은 날에 학생, 어린이들이 무슨 죄가 있어 참석했겠냐며, 울음을 터트리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4시를 향하자 범 국본은 서울시청 한 복판에 세워놓은 미국 소를 불에 태우는 행사를 가졌는데, 이때 행사장에 취재를 온 100여명의 기자들이 한꺼번에 몰리기도 했다.

미국 소가 불에 타자 참석한 모든 단체 시위자들은 큰 박수와 함께 각 언론 기자들에게 우리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만큼 언론들도 우리의 이런 입장을 국민들에게 전달해 달라고 말하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행사가 무르익자 일부 시위대들이 경찰의 행진 금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 있는 미 대사관을 향해 인도, 도로를 뛰어 들어갔다. 이들의 행동에 당황한 서울지방경찰청은 만일의 충돌로 인해 기자들의 안전을 위해 시위대 속에 무리를 짓고 같이 뛰며 취재하고 있는 기자들 주변에서 같이 뛰는 모습이 보였다.

시위대가 종로를 향해 뛰자 인근 도로에 배치돼 있던 교통경찰들은 차량의 흐름을 완전 차단하고 성난 소 같이 도로에 뛰어들은 시위대들에게 도로를 내주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5시 8분경 시청에서 300미터 앞에 1차 저지선을 여경들이 막고 있다 시위대들의 물리적인 충돌 강행에 끝내 폴리스라인이 무너지며 시위대들에게 뚫리기도 했다.

이어 청개천 쪽으로 향하던 시위대들은 전경들이 막고 버티고 있자 우리가 가는 길을 왜 못 가게 막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도 충돌은 피하고 싶다. 길을 내 달라고 외치며 전경들에게 달려들자 경찰, 시위대, 기자 들이 한꺼번에 도로 중앙에 몰리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5시 35분경 2차 저지선마저 뚫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로는 전경, 시위대, 기자들에 의해 완전 점거되었고, 교통은 완전 마비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기자들도 차량들의 흐름을 자체적으로 차단하며 취재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곳곳에서 관측되기도 했다.

종로까지 온 시위대들은 광화문사거리에서 전경 200여명을 배치하고 시위대의 흐름을 막기 위해 전경버스로 도로를 완전 차단했다. 시위대들은 길을 터 달라고 요구하자 경찰은 더 이상 갈 수 없다며 버티자 일부 대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인사동 거리로 뛰기 시작했다.

이를 본 기자들은 뛰기 시작했고, 인사동 한 골목에서 이들의 행진을 막기 위해 서 있던 전경들과 3차 격렬한 충돌이 일어나 시위대들이 마지막 저지선마저 뚫고 골목마다 길을 찾아 광화문 세종문화화관 앞에 있는 미 대사관을 향해 행진했다.

5시 50분경 이들 시위대들이 한 골목에서 나오자 멀리서 이들의 행진을 막고 있던 전경들과 경찰들도 당황하는 눈치로 서 있다 이들의 행진 방향을 파악하고 미 대사관 앞에 다시 집결하는 모습이 보였다.

경복궁 앞 청와대 앞길까지 온 시위대들을 막기 위해 전경과 경찰들은 몸으로 도로와 청와대 앞길로 향하는 경복궁 길목을 원천 차단했다. 그러나 청와대로 들어가는 도로만 차단하고 시위대들이 몰려오자 이내 도로를 터주는 등 평화적인 모습이 이 곳에서 관측되기도 했다.

세종문화화관 앞과 미 대사관에 모인 시위대들은 5시 30분부터 평화시위를 외치며 마무리 집회를 가졌고, 지방에서 올라온 농민들만 7시경 타고 온 차량으로 귀가를 했다. 특히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은 취재지원 이라는 완장을 차고 서울시청과 광문화 등 곳곳에 배치돼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한 사복형사는 완장을 차고 다니면서 기자들에게 완장을 차고 다니면 시위장이나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곳에서 안전을 보호받을 수 있다며 기자들에게 전달해주기도 했다. 이날 시위장에 나타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형사들은 기자들의 안전을 위해 취재지원 이라는 완장을 차고 시위대 속에 있던 기자들의 안전을 위해 같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취재지원 완장을 차고 다니는 모습을 본 기자는 한 형사를 만나 왜 취재기자도 아니면서 취재지원 이라는 완장을 차고 있느냐. 고 묻자, 지난번 일부 취재기자들이 시위대 속에서 취재 중 다친 일이 있어 항의를 많이 받았다며, 오늘부터 이런 시위장에 우리가 나타나 기자들의 안전을 보호해주고, 만일 전경에 연행되더라고 바로 석방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전국에서 몰린 농민은 물론이고, 전국 민주노동당원, 주부, 택시기사, 약사협회, 한의사협회, 보건의료노조, 학생단체, 청년단체 등 2만 여명이 몰렸으며, 특히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도 참석,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한 오는 31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인 서울시청에서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청,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 마이뉴스코리아 유명조 기자].

최종편집일: 2007-03-26 오전 11:5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