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결국 섀튼이 특허를 신청하고

작년 11월 무렵 온갖 언론매체에서 "황우석"을 연호하며 떠들어댈때 필자는 황우석 교수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 황우석 교수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히 인터넷에 떠돌던 황우석 교수와 어머니와의 일화를 보고 한 대학에서의 동영상 강의를 보게 된 이후이다.

 필자는 사람을 판단할때 그사람의 눈빛과 목소리로 일단 판단한다. 대부분 그러한 과정에서 그사람이 어떠한 부류의 사람인지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어머니에 대한 생각이 각별하고 다른 사람을 쳐다볼때 눈을 절대 피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그가 어떤 과학자인지는 모르지만 참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노성일 이사장의 "줄기세포는 없다"라는 폭탄 발언이 있은 후에 사람들이 황우석 교수를 씹어대자 난 이상한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배양을 맡고 특허지분 챙긴 사람이 "나도 모르겠다. 줄기세포 없다."이런 소리를 하니 황당할 수 밖에... 그리고 황우석 교수가 아무리 잘못을 했다한들 모두들 그만 욕해대는 모습에 대한민국의 고질병인 '냄비근성'을 다시 한번 체험할 수 있었다. 세계 최고의 과학자라고 찬사를 보낼때는 언제고...

대학을 갓 졸업하고 취직을 해야했건만 난 우연히 이상스럽게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사의 초점을 모르는 사람에게 사실을 알리고, 적어도 공평하게 황우석 교수가 절반의 책임만 졌으면 한다는데 맞추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보도자료를 받아서 글을 쓰는것이 아니고 직접 공부하고 직접 알아보고 직접 분석하면서 글을 쓰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게다가 필자는 기사같은 것은 단 한줄도 써본 적이 없었다. 연일 담배를 펴대며 방에 틀어박혀 있는 나를 본 어머니는 울먹이시며 결국 한마디 하셨다. "황우석이 밥먹여 주냐."

어머니의 그 한마디는 나에게 그냥 핀잔을 주는 것도 아니였고, 몇해전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혼자서 고생하시면서 나와 동생을 뒷바라지 해온 한맺힌 한마디였다. 어서 취직이나 해서 가정을 이끌고 가셨으면 하는 것이 모든 어머니의 바램일 것이다.

30분의 실랑이 끝에 어머니는 결국 '황우석'이라는 얘기만 나와도 싫어하시게 되었고, 필자는 어머니의 마음을 괴롭히면서까지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회의도 든적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날 TV에서 새튼 교수가 몰래 특허 신청을 했다는 방송을 보신 어머니는 내방으로 달려와 "워메, 니말이 맞다야... 니말을 믿을 것인디...새튼인가가 특허 신청해브렀단다."하시면서 미안한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여전히 필자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 상대방을 비방하고 죽이는 글따윈 쓰고 싶지 않다. 다만 누가 되었든 그사람이 저지른 만큼의 죄값만 치루고 엉뚱한 일까지 다 뒤집어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루빨리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회 분위기가 정착되기를 바라며...
마이뉴스코리아/임성수기자broke-sky@hanmail.net

최종편집일: 2006-03-06 오후 3: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