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사태와 언론의 허와 실

“황우석 교수에 땅 기증받아 돈벼락” 한겨레신문 2006년 1월28일자 헤드라인이다. 황우석 교수는 1989년 산림청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 신왕리 일대 땅 2만2천평을 1억9460만원에 불하 받았다. 황우석 교수측은 이 땅이 연구용으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서 다른 땅을 알아보기 위해 팔려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땐 이미 땅값이 많이 오른 상태여서 땅을 팔 경우 투기로 오해받을 수 있어 연구용으로 2002년 12월 1만1천평씩 둘로 나눠 각각 송병락 전 서울대 부총장이 운영하는 신산업전략연구원과 강용식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운영하는 21세기방송연구소에 기증했다는 내용의 기사이다.

그 후 전 국회의원이 운영하는 연구소 2곳이 땅값이 오르면서 수십억원대의 돈벼락을 맞아 횡재를 하였고 이들은 청탁의 댓가로 황우석 교수가 서울대 수의대 교수로 있으면서 같은 해 8월 “형질전환 복제돼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직후 다음해 8월 국가과학기술위원에 위촉되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뉘앙스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황우석 교수가 이 땅을 그들에게 기증함으로서 국가과학기술위원에 위촉될 수 있도록 청탁을 하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성 기사인 것이다. 줄기세포 존재 유무와 특허권 사수라는 국가의 국운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중차대한 시기에 본질을 크게 벗어나 황우석 교수 개인에 대한 뒷조사? 에 포커스를 둔 이 기사는 국민에게 도대체 무엇을 알리려고 하는지 그 의도를 알 수 없는 기사인 것 같다.

더구나 황우석 교수 사태에 대하여 일반 국민들은 줄기세포 파동의 자세한 내막에 대하여 알지도 또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우리가 보통 길거리에 나가서 지나가는 일반 시민들에게 황우석 교수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질문을 던져보면 십중팔구는 “사기꾼” 이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그러한 제한된 정보로 인한 줄기세포 파동을 바라보는 일반 시민들에게 이러한 기사내용이 어떻게 비춰질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하지 않겠는가?

이 기사에 대해 대다수 네티즌들은 강한 항의성 댓글을 달기도 하였다. 닉네임:okmijn147을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댓글에 “만일 돈 받고 팔았으면 황 "부동산투기"라고 난리쳤겠구만. 그냥 가지고 있어도 황 "수십억대 불로소득" 운운 하며 난리쳤을 것이고. 그나마 돈거래도 없었고 기증을하니 이번엔 청탁이라? 기자들의 '이현령비현령'도 이쯤 되면 거의 정신병적 수준이 아닐까?” 라며 기사에 대하여 일침을 가하기도 하였다.

또 닉네임:18bar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한인간을 완전히 생매장 시키는 방법이 너무나도 치졸하고 잔인하다. 적어도 정말 황우석을 죽이려고 했다면 처음부터 좀 더 꼼꼼히 했어야했다. 이해되지 않는 이런 맥락들을 짜집기 한채 믿어달라고 하면 믿고 싶어도 믿어지지 않는다. 그만큼 지식층들이 국민들을 호구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에 한번 더 분노한다.”라고 기사를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소수 네티즌들은 황우석 교수에 대하여 부정적인 댓글을 달기도 하였다. 닉네임: ejdream007을 사용하는 네티즌은 “40억대 땅을 아무 이유도 없이 순수하게 전 부총장과 전 국회의원에게 그냥 기증했다? 이게 무슨 지나가다 고양이 개 발톱 밟는 소리냐? 말이되는 소리를 해라... 황우석 사태는 2000년 이전부터 추적을 해봐야할 것 같다... 대국민 사기극의 시작은 훨씬 더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을듯...”이라는 의견을 달기도 했다.

대한민국 모든 언론기관들이 불확실한 의혹만으로 기사를 작성하여 여과 없이 국민들에게 그대로 보도 한다면 도대체 언론이 그동안 외쳐왔던 공정보도와 진실보도는 다 무엇이란 말인가? 의혹도 좋고 진실도 좋다. 하지만 지극히 단순한 언론보도의 기본을 지키자는 말이다. 어떠한 사건에 의혹이 발생하면 일단 그 사실을 규명하는 작업을 철저히 하고 마지막에 진실보도를 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진실을 알리려는 기자정신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기사로 인하여 평생을 고통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언론인들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이뉴스코리아/채성수기자 totorovip@hanmail.net

최종편집일: 2006-03-16 오전 9:4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