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강자의 것이고, 고통은 약자의 것이다.”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황우석 박사의 연구업적인 특허를 가로채려 했고 또 현재 진행 중이라는 내용을 담은 KBS‘추적 60분-섀튼은 특허를 노렸나(가제)’편의 동영상이 11일 인터넷을 통해 일부 공개되면서 수백만의 네티즌들이 동영상을 서로 먼저 보기 위해서 동시 접속하는 바람에 하루 종일 동영상 공개 사이트들은 몸살을 치러야만 했다.

KBS 문형렬 PD는 13일 인터넷신문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는 법이 아니냐.”며 “조만간 KBS에 출근해 KBS를 국민으로부터 격리시키는 일부경영진과 싸우겠다.”고 말했으며 다음날인 4월14일 11일 만에 여의도 KBS로 출근했다. 사실상 출근투쟁으로 정면 돌파를 선언한 셈이다.

일단 겉으로 보기엔 휴전 상태처럼 보이지만 문형렬 PD 입장에서는 공영방송인 KBS를 상대로 분명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시점에 황우석 박사를 지지하는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는 작년 말 MBC ‘PD수첩’이 방송될 당시의 상황과 KBS‘추적 60분’의 방송을 내보내려는 현 상황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시각이 존재한다.

먼저 MBC 'PD수첩'은 지난해 말 황우석 박사가 2004년도 2005년도 줄기세포 논문조작의 핵심인물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한 전초전으로 먼저 ‘난자 출처 의혹’에 대해서 포문을 열었다. 그 당시 MBC게시판에는 방영을 반대하며 분노한 네티즌들의 항의성 글들의 폭주로 인하여 한동안 곤혹을 치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MBC ‘PD수첩’측은 진실도 중요하지만 국익이 우선이라며 방송을 적극반대 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결국 국민의 알권리 차원과 진실보도란 명분으로 반드시 방영되어야 한다는 한학수PD, 최승호 책임PD와 MBC노동조합 등 MBC본사 차원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서 방송을 강행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에 반해 KBS '추적60분' 문형렬 피디가 취재·편집한 ‘섀튼은 특허를 노렸나 (가제)’는 취재를 시작하면서부터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지지 속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KBS측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불방결정이 내려지자 KBS게시판에는 ‘국민의 방송 KBS는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즉각 방영하라’는 항의성 글들이 폭팔적으로 올라와 대조를 이루었다.

황우석 박사 지지자들은 '추적60분'의 조속한 방영을 촉구하며 비오는 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주 KBS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하지만 현재 KBS측은 “사실관계가 검증되지 않은 부분과 법률적 분쟁소지 등이 있다”는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으며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방송이 사장될 위기에 처해 있어 국민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MBC 'PD수첩'이 대다수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방영될 수 있었던 것은 한학수 PD가 2006년 1월 12일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사람들은 모두 진실에 대한 눈이 멀었었다(The Korean people were blinded against the truth all along)”라고 했던 말처럼 국익을 위해서 진실을 덮을 수 없다는 자신의 소신을 MBC측에서 적극 수용하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MBC 한학수 PD는 MBC 노조위원장 출신의 최순문 사장과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 위원장을 역임한 최승호 책임PD 그리고 막강한 사내 힘을 발휘하는 MBC노동조합이 그를 뒤에서 지원사격 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MBC 한학수 PD는 KBS 문형렬 PD보다 줄을 잘 선 것이다.

하지만 KBS 문형렬 PD는 MBC 한학수 PD와는 달리 일명 왕따 PD다. 회사차원의 지지는 커녕 KBS 정연주 사장과 이원군 제작본부장의 부당한 외압으로 인하여 "내가 죽더라도 (유서를 통해) 진실을 공개하겠다. 그러면 누가 옳고 누가 잘못됐는지의 여부와 KBS경영진의 음모가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라고 말하며 프로그램 공개 후 자살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현재 방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작년 말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윤리를 현저히 위반한 사실로 인하여 MBC에서 대국민 사과방송을 내보내고 벼랑 끝의 궁지에 몰렸을 당시 MBC 한학수 PD는 “젊은 기자들이 ‘국익’을 운운하던 모습에 정말 실망스러웠고 진실보다 국익이 앞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자신이 ‘기자가 아니고 PD도 아니고 저널리즘이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었다.

또한 황우석 박사의 ‘난자 출처 의혹’에 대한 방송을 강행한 배경에 대하여 "한국 과학계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진실의 규명을 위해 밝히기로 했다"고 말하며 국익보다 진실이 우선이라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이에 반해 KBS 문형렬 PD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반드시 진실을 국민에게 알리겠다며 자신의 지지 기반이 전혀 없는 KBS에서 홀로 부당한 압력과 심한 모욕까지 당하고 게다가 부당한 징계까지 각오하면서 KBS '추적60분‘섀튼은 특허를 노렸나 (가제)’를 인터넷에 공개하였다.

또한 그에 대하여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압박해 들어오는 KBS측의 강력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추적60분’의 핵심은 황우석 사태에 대한 가치판단이 아니라 수백조원이 넘는 우리나라의 국익을 위협할 수 있는 새튼의 특허 사냥 의혹이었다.”고 밝히면서 진실과 국익의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고 그는 비장한 각오로 선언했다.

국민이 원하든 말든, 국익이야 어찌되든 말든 기자는 오로지 진실만을 추구해야한다며 취재과정에서 심각한 취재윤리를 어겨가면서 까지 자신만의 진실을 국민에게 알린 MBC 한학수 PD와 자신의 목숨을 초계처럼 버릴 각오로 오로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고 또한 섀튼이 훔쳐간 특허를 국익차원에서 반드시 수호하기 위해서 오늘도 KBS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KBS 문형렬 PD중 누가 옳고 그른가를 판단하는 건 역시 국민의 몫일 것이다.

지난 3월 1일 ‘제18회 한국방송 프로듀서상’ 시상식에서 MBC ‘PD수첩’의 최승호CP와 한학수 PD가 언론의 사명은 투철한 진실 규명 정신에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의미로 올해의 프로듀서상을 수상했다. 두 PD는 수상소감으로 “제보자의 초인적인 용기가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일”이라며 “이 상을 타게 된 지금도 제보자들은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초 제보자로 알려져 검찰에 소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 유영준, 이유진 부부는 그들이 말한 것처럼 고통 속에서 진실을 알리기 위한 초인적인 용기의 소유자 인지 아니면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연구팀과의 잦은 불화로 융화되지 못하는 자신의 성격을 알지 못하고 그저 자신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스승에 대한 복수심과 질투로 가득 찬 매국노인지는 몰라도 그들은 현재 줄기세포 조작이라는 사태의 가장 정점에 서있는 이른바 핵심 관련자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들 가운데 한사람 일뿐이다.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윤리를 현저히 위반한 사실로 인하여 MBC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취재에 있어서도 취재방법이 올바르지 않았다면 그 취재의 결과물 또한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국민 여러분께 밝히지 않을 수 없다.”라고 국민 앞에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몇 달 뒤 언론의 사명은 투철한 진실 규명 정신에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의미로 영애의 ‘한국방송 프로듀서상’을 수상한 MBC ‘PD수첩’의 최승호 CP와 한학수 PD를 바라보며 국민들은 “진실은 강자의 것이고, 고통은 약자의 것이다.”라는 또 하나의 진실을 바라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마이뉴스코리아/채성수기자 totorovip@hanmail.net

최종편집일: 2006-04-16 오전 8:2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