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 벚꽃길을 지키는 사람.

4월11일은 참으로 국민들의 가슴을 졸이는 시간이었다. 신문에는 추적 60분 방영을 호소하는 광고가 대문짝 만하게 실렸는가 하면 서울 여의도에서는 고층건물 공사장 철골 구조물 위에 올라가 추적60분 방영촉구의 협상을 요구하며 투신자살 소동을 무려 9시간 넘게 벌인 '길목'이라는 닉네임 지지자의 뜨거운 열정이 YTN방송에 연이어 보도되면서 안타까움에 달려나온 지지자들이 침묵 시위를 벌여 경찰의 입장을 곤혹스럽게 했다.

지방에서 까지 달려온 지지자들의 염려 덕분에 투신소동을 벌였던 길목님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수 있었다. 오죽하면 전직국회의원 김경재씨 까지도 약속을 취소하고 현장에 달려 나왔겠는가? 그러나 당사자인 KBS의 태도는 얼음장 처럼 차가왔음을 알수 있다.

오후 9시 뉴스엔 추적 60분에 대한 저작권 운운 하는 자막 만이 지나가고 생생한 현장 소식은 눈을 씻고 보려해도 보도 조차 되지 않는 것이었다. 이것이 과연 공영 방송의 취할 태도인가? 아직도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는 오만이 남아 있다는 말인가?자신들에 불리하면 외면하고 마는가? 여하간 한 사람의 무고한 희생을 막은 것은 천만 다행이라 하겠다.그러나 제2 제3의 이재용, 정해준,길목님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그만큼 지지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다.

이미 경고한 대로 문형렬 PD의 인터넷 공개 영상은 많은 네티즌들의 화제로 희자되고 있었다.12일,청주를 가로 지르는 무심천 변에는 하얀 벚꽃이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내 건너 사직동쪽 롤러 스케이트장 주변으로 불꽃놀이가 한창 이어지고 있었다. 하늘높이 쏘아 올려지는 것이 아닌 비교적 소규모의 불꽃 놀이지만 지나다니는 사람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가로등밑으로 물결처럼 스쳐 지나가는 인파속에 빨간 등산모에 아이러브 황우석을 상징하는 로고를 새긴 모자를 눌러 쓰고 열심히 전단지를 나누어 주는 분이 있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 낯이 익다. 바로 희망가득이란 닉네임을 쓰는 분이다.

한사람이라도 놓칠세라 부지런히 전단을 나눠주는 팔에는 적지않은 분량의 전단이 쌓여 있었다.
벤치에라도 나누어 놓으면 좋으련만 바람에 날아갈까 걱정인지 묵직한 전단뭉치를 들고 애를 쓰고 있었다.몇시부터 시작했냐고 물으니 오후 6시 일을 마치고 성안길부터 육거리 시장을 거쳐 이곳을 지나다가 인파가 많아 길가에 주차하고 달려 왔다는 것이다.

저녁은 물론 다 돌리고 집에 가서 먹는단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항상 집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한단다. 그래도 오늘은 중앙공원에서 FTA반대 시위를 하는 농민집회가 있어 그곳에서 많은 전단홍보를 하였다고 한다. 민노당이나 민주노총에 관심이 있는 많은 분들이 모인 자리라서 그런지 누구하나 전단을 버리는 사람없이 관심을 가져주어 흐뭇했다고 한다.

FTA타결문제나 스크린 쿼터 축소문제등 국익과 관련된 사안이 유난히 많이 불거진 한해이기도 하다.그런 문제를 성토하는 자리에 황우석 박사의 진실을 담은 추적 60분 프로그램에 관한 전단지는 그야말로 관심을 끄는 문제이기도 할것이다.

국민들은 이래 저래 분노에 목이 메이는 세상이다.며칠전엔 덤프트럭 화물연대가 파업집회를 감행하고 불공정한 문제해결을 외쳤다.이래저래 약자들의 설움은 가실날이 없는 세상이다. 의외로 벚꽃을 즐기는 학생층도 전단을 거부감 없이 받아간다.특히 나이 어린 자녀를 안거나 유모차에 태워 산책나온 부부들이 전단지를 소중하게 받아간다.

점잖은 중년층은 거의 거부감 없이 받아 들고 이리저리 읽어보고....확실히 사람들의 인식이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어느 여성분은 노성일을 성토하며 미국의 섀튼을 비난하며 아는 사람에게 전해줄거라면서 전단지를 몇장씩 받아 가기도 한다.어떤분은 추적 60분을 언제 방영하느냐고 묻기도 한다.

개중엔 이미 추적 60분의 인터넷 영상을 보았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언론에 까맣게 속았다며 분을 감추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것이 진정한 국민의 알권리가 아니던가?공연히 수의사인 황우석 박사에게 매매난자 사용의혹까지 덮어 씌우려한 무리수가 이제 사람들의 인식을 정반대로 바꾸어 놓을 날도 머지 않은것 같다.

어제 이원군 제작본부장이 협의서에 최대한 방영을 한다라고 하였다지만 여기서 더 국민을 속인다면 어떤 파장이 닥칠지 아마도 자신들이 더 잘 알것이다. 거대한 공룡일수록 머리가 작다.그만큼 아둔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생태계에 적응못한 공룡이 멸종 되었듯이 비대한 언론도 정도를 잃는다면 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지금의 전단 홍보는 당분간 계속 된다고 한다.상당수의 국민들이 진실을 알 수 있도록 이들의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내일 세계가 멸망 한다고 해도 이들은 진실이라는 사과나무를 심을 것이다. 어둠이 짙을수록 벚꽃은 더욱 흰 자태를 뽐내고 있다.
마이뉴스코리아/김종오기자 rlawhddh@yahoo.co.kr

최종편집일: 2006-04-13 오전 12: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