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황우석’은 이미 사형수나 다를 바 없다.

황우석 박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이제 정말 초읽기에 들어갔다. 과연 어떠한 결과가 나올 것인가에 대해 황우석 박사 지지자와 국민들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작년 말 황우석 파동이 일어나고 나서 지금껏 한치 앞도 판가름할 수 없을 정도로 사태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황우석 사태와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은 자신에게 불리하게 상황이 돌아갈 때마다 상대가 누구든 그동안 쌓아온 상호 신뢰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반목과 배신을 거듭했다. 또한 이 사태는 심층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일반 국민들은 과연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에 대한 판단력이 점점 흐려졌고 지금 이 시점 까지 온 것이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파동에 관하여 검찰의 최종 발표를 앞두고 국내 언론사들은 추측성 기사를 내보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사안이 사안인 만큼 검찰의 최종 발표 후 국내외에 몰고 올 후폭풍의 엄청난 위력을 예견한다면 출처 불명의 미비한 정보로 특종을 노리는 언론사들의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는 오히려 국민들을 더욱 혼란의 소용돌이로 몰고 들어갈 것이다.

황우석 박사는 처음 검찰에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에 관하여 철저히 수사해 줄 것을 정식으로 수사 의뢰를 요청하였고 그 후 아이러니 하게도 그 자신이 피의자신분으로 둔갑하여 검찰로부터 엄청난 정신적 고통과 체력을 요하는 집중 조사를 받아야만 했다.

황우석 박사는 난자제공에 대한 윤리의혹에 이어 줄기세포 파동이라는 직격탄을 연거푸 맞고부터 그동안 수많은 번뇌와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그를 시기하는 세력들로 부터의 손가락질과 지인(知人)들의 배신 그리고 서울대로 부터는 교수직 파면이라는 수모를 그는 당해야만 했다. 하지만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사건으로부터 이미 멀어져간 대다수 일반 국민들로 부터‘황우석은 사기꾼’이라는 각인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 그를 더욱 가슴 아프게 할 것이다.

‘인간 황우석’은 이미 사형수나 다를 바 없다. 그가 기자회견장에서 자포자기 하 듯 했던 말처럼 향후 어떤 말을 하더라도 진실로 들리지 않고 3류 사기꾼의 말로밖에 들리지 않도록 국내 방송사와 메이저 신문사들은 앞 다투어 그를 철저히 매장 시키는데 1등 공신 역할을 자행했던 것이다. 최근 P언론사는 황우석 박사 관련 신문기사에 ‘박사’라는 존칭을 아예 빼버리고 ‘황우석씨’라고 지칭하는 것을 보면서 과연 어디까지 추락해야 이제 그만 하겠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정말 비정한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서울대는 최근 2004년 논문의 1번 줄기세포(NT-1)가 처녀생식이 확실하다며 자체 재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P언론사는 “이미 P는 수차례에 걸쳐 "1번 줄기세포는 처녀생식에 의한 것"이라고 결론 내리는 것이 과학적이라고 보도했었다.”라고 힘주어 기사화 했다. 이를 정리하면 P언론사의 주장이 맞았고 그것을 서울대가 애써 증명해준 셈이 된 것이고 향후 우리나라의 과학은 언론사에 의해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웃지 못 할 새로운 명제를 탄생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서울대 조사위는 이미 2004년 논문의 1번 줄기세포(NT-1)가 처녀생식이라고 발표했었다. 그런데 왜 검찰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현시점에 재검증을 했어야만 했는가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러한 서울대의 재검증이라는 일련의 행위가 검찰 발표에 있어 황우석 박사에게 부정적인가 긍정적인가를 떠나 정말 서울대 재검증 결과가 틀림없다면 이것은 인류의 탄생이후 최고의 과학적 쾌거이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일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그것이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파동’ 과 동일한 또 하나의‘서울대 처녀생식 조작사건’이라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서울대의 재검증 결과를 그들이 그토록 신성시하는 세계적인 과학잡지인 미국의‘싸이언스’와 영국의‘네이쳐’에서 정상적인 검증 절차를 통해 공식적으로 인정해 발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민들에게 2004년 논문의 1번 줄기세포(NT-1)가 처녀생식이라는 것을 실제로 재현 실험을 통한‘처녀생식’을 만들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황우석 박사에게 체세포 핵이식 배아줄기세포의 재현기회를 자의적 판단에 근거하여 박탈했던 것처럼 형평성의 원칙에 의해 국민들이 또한 그들에게도 재현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재현할 수 없는 것은 과학이 아닌 것이다.

이제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파동은 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종착지로 향해 달려가고 있다. 검찰이 어떠한 결론을 내릴지 일단은 성숙한 국민의 마음으로 지켜보아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민주주의의 성숙한 시민의식 일 것이다. 일부 황우석 박사 지지자들은 ‘떡찰이니 뻔하지 않겠는가’ 하면서 비아냥거리지만 그것은 결코 이렇게 미묘하고 중차대한 시점에 진정 황우석 박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검찰도 그동안 국민으로부터 권력의 시녀라는 꼬리표를 달면서까지 철저히 외면 받아왔던 과거를 굳이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 결과를 한 점 의혹 없이 발표해야 할 것이다. 만약 편파적이고 국민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조사 결과를 내놓는다면 검찰은 국민으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됨과 동시에 영원히 국민의 검찰로 바로 설 수 없을 것이다. 아울러 검찰이 국민에게 신뢰받기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진정으로 무엇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황우석 박사의 잃어버린 진실의 조각을 찾아서 그동안 황우석 박사 지지자들은 추운 겨울을 보내고 따사로운 봄에 이르기 까지 수많은 미로속의 시간 여행을 하여왔다. 때론 힘들고 지칠 때면 황우석 박사의 연구재계, 특허수호를 생각하면서 그들은 또 함께 걸어왔다. 비록 검찰의 최종 발표를 앞두고 두려운 마음이 일부 들지라도 평상심(平常心)을 결코 잃어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는 냉철함만이 황우석 사태의 베일 뒤에 감춰진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 드디어 완벽한 동그라미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마이뉴스코리아/채성수기자 totorovip@hanmail.net

최종편집일: 2006-05-12 오전 12:2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