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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백화점 붕괴 20주년, 붕괴 조짐은 있었다.
등록일 : 2015-01-11 (일) 21:40

1995-6-29. 5시 57분 ~ 2015-6-29. 5시 57분
갈라지고, 진동하고, 물이 새는 등 원칙을 무시한 꼴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7분경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삼풍백화점이 붕괴됐다. 붕괴 조짐은 사전에 있었다는 것이 백화점에 쇼핑하다 붕괴사고 직전에 빠져나와 생존한 이들이 증언했다.

건물 붕괴는 사실상 붕괴 전부터 건물 전반에서 위험신호가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 93년에는 삼풍백화점 옆의 레포츠 센터 2층에 있었던 금융동을 1층으로 옮기고 내부공사 후 삼풍문고라는 이름의 서점으로 94년 1월 5일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어마어마한 서적들 때문에 레포츠센터와 중앙홀 지역에서도 균열이 95년 사고 때까지 1년 동안 셀 수도 없이 늘었갔다. 삼풍백화점 측은 95년 3월 2일 서점을 철수했고, 이미 생긴 균열은 점점 늘어나면서 중앙홀과 B관의 건물에 균열과 뼈대 구부러짐 현상이 일어나자 백화점 건물 전체가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95년 4월에는 5층 북관 식당가 천장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5월부터는 이 균열에서 모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붕괴 당일 5층 바닥은 서서히 내려앉기 시작하면서 붕괴 당일 하중을 견디기에는 건물도 버거웠고 결국 힘없이 무너진 것이다.

붕괴직전 진동을 느낀 이한상 삼풍백화점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들은 사고 당일인 6월 29일 5층에서 일을 보고 비상임을 느끼게 되었다. 사고 당일 오전 9시 때 삼풍백화점 5층 식당 <춘원> 주인이 비빔밥 전문집에 바닥이 돌출부분이 2m가 생겼고 천장이 조금 내려왔다는 내용을 알린 것이다.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했고, 5층 기둥이 20㎝가량 금이 가 있고 천장이 뒤틀려 내려앉아 있는 상황이 그들의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우동집에서는 천장에서 물이 쏟아져나왔고 냉면집 의 천장도 가라앉고 있었고, 오전에 출근한 A동(북관) 4층 상품의류부 직원도 건물 4-5층에서 들려오는 뚝뚝, 드르륵 소리와 함께 약 3분간 무거운 진동을 느꼈다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한상 사장은 오전 11시쯤 이영길 시설이사 및 건축과 이완수 차장과 함께 5층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우동집과 냉면집의 천장에서 물이 쏟아지면서 5층의 식당가 영업이 전면 중지되고 출입이 통제됐다.삼풍백화점 측은 낮 12시 무렵 건물 설계 감리 회사인 우원건축에 연락하는 한편, 옥상의 에어컨 가동과 5층 입주업소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지시켰다.

에어컨의 전원을 차단한 상태로 당일은 유난히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려 쇼핑을 온 쇼핑객들은 백화점에 들어서면서 숨이 콱 막히는 느낌을 받았고, 직원이나 고객 누구도 이런 이유 즉 건물에 물이새고 갈라지고 있어 에어컨 전원을 차단한 사실을 몰랐고 쇼핑을 계속 했다는 것이다.

방송으로 고객들과 직원들에게 건물의 안전을 위해 전원 대피하라고 말 한마디만 했어도 이렇게 엄청난 인명피해는 피할수 있었던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본인들은 이미 건물에서 빠져나가면서다. 건축소장의 적절한 조언도 무시됐다. 오후 3시경 우원건축에서 임형재 소장과 이학수 구조기술사가 삼풍백화점에 도착했다.

4시경 임원회의실(당시 삼풍백화점 남관 3층)에서 이준 회장 주재로 2차로 긴급대책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임 소장은 칠판에 건물 구조도를 그려가며 점검 결과 건물의 안전에 중대한 이상이 발견됐으니 빨리 긴급보수를 해야 한다. 라고 말했다.

또 그는 백화점 영업을 중지하고 고객들을 대피시키라. 라고 경영진들에게 권했고, 이 상황에서 삼풍백화점 측은 매장 폐쇄 여부가 관건이었다는 것이다. 이걸 가지고 회의를 했었다니 말문이 막힐 뿐이었다. 고객과 직원의 안전은 뒤로하고 매장 매출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 회의에서 이학수 구조기술사가 신공법으로 보수하면 위기를 넘길 수 있다며 진행되던 침하는 현재 멈췄다. 라고 경영진에 보고했다. 결국 붕괴되기 불과 2시간 전, 이 회장은 큰 위험은 없으니 영업을 계속하면서 보수공사를 하자는 최종 결정을 내렸고, 이처럼 징조는 있었으나 영업을 강행하기에 이르게 된다.

회의 이후 1시간이 넘게 구체적인 보수 계획에 대한 논의가 되고 임 소장은 설계 도면을 찾으러 서초동에 있던 사무실로 갔다. 이후 삼풍 측은 중앙홀 2층의 행사전을 모두 스포츠센터 1층에서 영업하고 2층은 통행을 금지했다. 오후 5시 40분쯤 임원실 회의장으로 이영철 소설부장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현재 붕괴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는 보고였다.

이 회장 등 경영진들은 회의를 중단하고 일제히 건물 밖으로 긴급하게 대피했고, 이후 중앙홀의 층하현상은 좀 멈춘다 싶었지만 붕괴 16분 전인 5시 41분 백화점 층하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중앙홀도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상함을 느낀 중앙홀과 백화점 2층 직원들과 손님들은 일부 대피했으나 나머지 고객은 모른 채 쇼핑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상태가 심각해지자 삼풍 측은 중앙홀 1층의 통행과 영업을 중지하고 2층도 영업을 중지했으나 백화점 1,2층은 영업을 강행했다.

당시 삼풍 측은 층하를 막기 위해 백화점 4각 구간에 뼈대를 세워서 가까스로 층하현상은 막았으나 1층이 층하현상이 멎자 5층의 천장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 결국 1, 5층과 지하 1층에 막대한 균열이 생긴 것이다.

5시 50분경 경영진이 삼풍백화점 직원들의 고함이 5층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모두 긴급히 대피하라는 소리가 들리면서 건물이 우르르 하는 소리가 들려 고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대피를 하기 시작했다. 지하에 있던 사람들 중 상당수는 듣지 못해 대피하지 못해 지하에서 피해가 많았던 것이다.

오후 5시 57분경 5층 바닥의 가장 약한 기둥 2개가 무너지면서 그 기둥이 옥상까지 끌어당기면서 건물 붕괴는 시작됐다. 5층 바닥과 천장이 동시에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이때 쏟아져 내린 백화점 5층의 잔해들과 콘크리트들은 아래층의 잔해들을 차례대로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약 20초만에 건물은 지하 4층까지 완전하게 매몰되었으며, 안에 있던 1,500여 명의 사람들은 잔해 속에 묻히게 됐던 것이다. 붕괴직후 순식간에 건물 주변엔 뿌연 먼지와 회오리바람으로 가득 찼고, 백화점 앞 우면로와 서울고등법원 청사에는 건물파편들이 날아갔다.

붕괴 직후 먼지 바람들이 타 지역으로까지 날아갔고, 사고 직후 남아 있는 건물 잔해 사이에선 손수건을 흔들며 구조를 요청하는 사람들도 보였고, 살려달라는 간곡한 비명과 신음과 애원소리가 들리는 등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96년 8월 23일 대법원에서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관련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었다. 전 삼풍그룹 회장 이준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여 징역 7년 6개월이 확정되었다.

삼풍백화점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설계변경 등을 승인해 준 서울 전 서초구청장 이충우, 황철민에게는 뇌물수수죄를 적용하여 각각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3백만 원과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2백만 원이 확정되었다.

정상기 전 서울시 상정계장, 김수익 우성건설 형틀반장, 김재근 전 서초구청 주택과장 등 피고인 10명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추징금 3백만 원에서 선고유예 및 추징금 1백만 원의 원심형량이 확정되었다. 2심에서 징역 7년형을 받은 이한상(1953~) 전 삼풍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등 12명은 상고를 포기하여 형이 확정됐다. 출소 후 이준 전 삼풍그룹 회장은 서울 신당동 자택에서 살다가 지병이 악화되어 2003년 10월 4일 81세로 사망했다.

마이뉴스코리아/유명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