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느껴지는 법, 생활에서 밀접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다소 건방진 어투로 풀어 보자!

전세보증금 얼마나 올릴 수 있나?
차임증감요구권, 일명 방세올리도권?

똑! 똑!

김어벙씨는 휴일 아침 누군가 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주인집 아저씨다. 주인집 아저씨가 큰딸 시집간다고 다음번 전세 계약 때는 보증금을 3백 올려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가셨다. 다른데 이사를 가자니 또 집구하러 다녀야 되고 이사비에 중개수수료만 계산해도 3백은 더 들어갈 것 같고... 내일 출근하고 나서 직장인 대출이 알아봐야겠다고 애꿎은 담배에 불만 지피고 있다.

 흔히 보아오는 풍경일 것이다. 집주인도 그리 넉넉하지 않은 소시민이고 하물며 집을 얻어 사는 임차인이야 오죽 답답하겠는가?

소액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우리 주임법에는 얼마나 보증금을 올려 받을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을까? 법조문은 증액 시 차임 등의 1/20를 초과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년 5%라고 보면 된다. 여기서 차임 등이라는 표현에 유의해야 한다. 차임은 월세를 의미할 것이고 이 등?이라는 표현에서 보증금과 차임을 함께 묶어 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매년 5%를 올릴 수 있을까? 최초 계약일로부터 1년이 지나면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차임증감청구권이라고 부르는 이 권리는 말 그대로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쉽게 말하자면 청구 할 따름이다. 우리끼리 하는 얘기로 “달랜다고 다준다는 건 아니지” 이런 얘기다. 임대인이 차임 등을 올리고 싶을 때는 사정변경이 있어야 된다.

첫째 계약당시 사정이 현저하게 변경 되었을 것.
둘째 사정변경이 예견되지 않았고 예견할 수 없었을 것.
셋째 위 사정변경이 당사자들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발생하였을 것.
넷째 당초 계약이 신의칙상 현저히 부당했을 것.

한마디로 정리해보면 전세난이 발생해서 전세금이 많이 올랐다는 얘기다. 그럼 위 사정변경에 아마 해당될 것이다. 그러면 집주인이 보증금을 올려달라고 했을 때 무조건 응해야 되는가? 그건 아니잖아~~ 보증금을 올리는 것도 일종의 계약인데 이 계약은 법률행위로서 청약과 승낙이 의사가 합치 되었을 때 비로소 계약의 효력인 보증금 증액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청약이 들어와도 승낙을 하지 않으면 될 일이다. 집주인이 올려달라고 청구했는데 임차인이 거절한다면 임대인은 부득이 바득 바득 이를 갈며 임대보증금 증액 청구소송을 법원을 통해 제기하게 된다.

그리고 아마도 임차인에게 이렇게 통보할 것이다. “임차기간만 다 되면 다시는 당신과 재계약할 일은 없을 것이다.” 라고... 하지만 실무에서는 이런 증액 청구소송이 제기 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왜냐면 대부분의 임차인들이 일정 범위 안이면 증액을 용인하던지 아니면 다음번 기간 만료 때 다른 집을 알아보기 때문이다. 적어놓고 보니 참 쉬운 말인데 또 어렵게 풀어 놓았다. 이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쉬운말 어렵게 하기...

마이뉴스코리아/정준하기자, cash94@hanmail.net

최종편집일: 2010-07-23 오후 6:2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