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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를 늦추면 정말 키가 클까?
등록일 : 2011-08-30 (화) 19:00
 초등학교 1학년인 딸을 둔 김호선 씨(37세, 가명)는 얼마 전 바캉스를 다녀온 후 걱정 하나가 생겼다. 딸아이가 수영복을 입고 물놀이를 하는데 가슴 언저리가 유독 봉긋해 보였다. 최근 키도 훌쩍 큰 것 같긴 했지만, 그만큼 2차 성징이 빨리 오는가 싶어 살짝 불안해지기도 했다. 2차 성징이 너무 이른 나이에 시작된다는 성조숙증. 성조숙증일 경우 자칫 성장이 조기에 멈출 수 있다는 말 때문에 엄마는 성장클리닉에서 상담이라도 받아야 하는가 싶어 고민되었다. 여자 아이에게 많이 나타나는 성조숙증 질병관리본부의 2007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초경 평균 연령은 12.4세로 나타났다. 남학생의 경우도 12세를 전후해서 남성호르몬이 분비돼 고환이 커지고 음모가 발달한다. 하지만 키가 또래보다 월등히 크고 2차 성징이 일찍 나타난다고 해서 무조건 성조숙은 아니다. 아이누리 한의원 일산점 권선근 원장은 "성조숙의 진단 기준은 여아의 경우 만 8세 이전, 남아의 경우 만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느냐의 여부"라고 말한다. 즉 초등 2학년인 여아가 가슴 몽우리가 나타나고 초경을 시작했다면 성조숙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성조숙증은 음모가 생기거나 초경 연령을 살피는 것 외에도 골 연령 검사와 성장판 검사, 내분비 검사 등으로 진단하게 된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치료받은 아동이 2005년에는 371명이었지만, 5년 후인 2009년에는 3,398명으로 약 1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여아가 97.1%, 남아는 2.9%로 여아의 비율이 현저히 높았다. 생리 늦추는 약을 지어달라고? 초등 저학년 시기는 남자 아이보다 여자 아이의 성장발육 속도가 더 빠른 편이다. 그래서 딸을 둔 엄마들이 성조숙증을 더 걱정하고 지레 겁을 먹기도 한다. 가끔 성조숙증이 걱정되어 성장클리닉을 찾는 엄마들 중에는 '생리(초경) 늦추는 약'을 지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가 가슴이 봉긋해지고 생리를 시작하면 성장이 빨리 멈추게 될까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리를 하면 성장이 멈춘다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다. 생리가 시작되어 아이의 성장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성숙해 성장이 멈출 때가 되었기 때문에 생리를 하는 것이다. 생리란 여성으로서 아기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성숙해졌다는 신호이다. 아이누리 한의원 일산점 권선근 원장은 "요즘 아이들의 초경 시기가 빠른 것은 성조숙증 때문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영양상태가 이전보다 좋아져 발육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부모 세대에 비해 초경 시기가 2∼3년 정도 빠르다. 생리를 일찍 시작하면 키가 안 큰다는 원리대로라면 요즘 아이들은 예전의 아이들에 비해 키가 작아야 맞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부모 세대보다 월등히 큰 키를 자랑한다"고 설명한다. 생리가 시작되었다고 키가 멈추는 건 아니다 2009년, 아이누리한의원에서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 84명을 대상으로 초경 시작 연령과 키 성장과의 관계를 자체 조사한 바 있다. 12.5세를 초경 평균 연령으로 보고 이전에 시작한 여자 아이와 이후에 시작한 여자 아이를 나눈 후 초경 당시의 키와 현재의 키를 비교해 보았다. 평균 초경 연령보다 일찍 초경을 시작한 집단의 평균 키는 162.4cm였고, 늦게 시작한 집단의 평균 키는 163.3cm였다. 두 비교 집단의 평균 차이가 0.9cm 정도 밖에 안 되었다. 초경은 우려하는 만큼 아이의 성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아이 성장에 문제가 있더라도 사춘기에 일어나는 변화를 멈춘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성조숙증을 치료한다며, 생리를 늦추겠다고 성호르몬을 억제할 경우 오히려 성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아이누리한의원 일산점 권선근 원장은 "사춘기에 성장 속도가 빠른 이유 중 하나는 왕성한 성호르몬의 분비 때문이다. 그런데 키를 더 오래 크게 한다고 성호르몬 억제 치료를 하면 오히려 성장 속도가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다시 성장 속도를 높여준다며 성장호르몬을 주사한다. 잘못된 성조숙증 치료는 아이에게 병 주고 약 주는 것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너무 빠른 2차 성징, 아이 마음부터 다독여라 성조숙증 치료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아이의 마음을 다독이는 일이다. 성조숙증인 아이들은 친구들과 다른 자신의 외양과, 신변처리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초등 저학년의 아이가 수줍게 생리대를 챙기고 적당한 시간에 화장실로 가 깔끔하게 뒤처리를 하는 일은 어려운 과정이다. 가슴이 나온 아이들은 남자 아이에게 놀림 받기 싫어 몸을 움츠리고 다닐 수도 있다. 부모는 아이에게 일어나는 변화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임을 충분히 설명해주고, 전혀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며, 신변처리를 위해 이런저런 것들을 챙기도록 자세히 알려주어야 한다. 자신의 몸이 아름답게 변하기 위한 단계라고 알려주면서 아이가 자신의 몸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부모 또한 아이 앞에서 너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말을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부모가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아이 역시 자신의 신체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유산소 운동이나 생활 개선, 식습관 교정 등을 통해 아이의 성장 잠재력을 높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도움말 / 아이누리한의원 일산점 권선근 원장 마이뉴스코리아/심정희기자 [2011.8.30 1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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