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시계는 멈춰있다.

흐드러지게 하얗게 피었던 무심천변의 벚꽃도 간간이 내린 황사비와 봄바람에 고운 자태를 잃어가고 있었다.작년의 꼭 이맘때쯤 벚꽃 놀이를 나온 인파들속에서 줄기세포 파동의 진실을 찾고자 수많은 회원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열정으로 들끓는 뜨거운 가슴을 간직한채 땀을 흘리며 대 국민 홍보에 전념하던 때가 새삼 떠 오른다. 무심한 세월은 덧없이 흘러 다시 겨울이 가고 봄이 오건만 여전히 황우석 박사의 명예회복도 줄기세포의 진실 규명도 오리무중이다.

2007년 4월 14일 토요일 오후 2시. 충청북도 청주시 모충동에 위치한 서원 대학교 도서관 5층에선 '생명과 줄기세포'란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닉네임 '하늘에 비친 지구'.바로 정민권 박사의 특강을 듣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특히 정민권 박사와 KBS의 문형렬 PD,미국에 있는 리처드 유씨등 3인의 공동저술로 편찬한 '자연과 자유'출판사의 '황우석 리포트'(부제)'진실의 시계는 멈춰 있다'라는 책은 그동안 국민들이 지니고 있던 많은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 줄수 있는 청량제가 될것이다.

피땀을 흘려가며 열심히 이국을 넘나들며 열정을 바쳐 취재한 모든 사실이 제대로 국민들에게 속 시원히 방영되지 못하고 사장되어야만 하는 아픔을 겪고,오히려 중징계를 당해야 했던 문형렬 PD의 아린 마음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귀중한 보고서이다.

영업을 하면서 마음은 세미나장으로 달려가고 있지만 속절없이 시간이 흐르고 겨우 세미나실에 도착하니 익히 낯익은 분이 연단에 앉아 계셨다. 한결같은 모습에 반가움이 앞선다. 생업을 젖혀둔채 노부부가 열정으로 똘똘 뭉쳐 진실찾기에 앞장서고 계신 박종수씨. 진실 규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박종수씨의 안타까운 말씀으로 시작되었다.

이미 중국에서도 배반포 수립 단계까지는 성공하고 있고 그것도 한두개가 아닌 23개의 배반포를 성공 시켰으나 이제껏 줄기세포까지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지만 곧 그들도 비밀의 문을 열날이 올것이며 우리만이 뒤쳐지고 손을 묶어 놓고 고스란히 줄기세포의 어마어마한 가치를 날려 버릴 위기에 처한 현실이 안타깝다고 하셨다.

보다 젊은 사람들이 더욱 관심을 가지고 힘을 합쳐 우리의 소중한 기술을 지켜내길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축사를 해주시기 위해 전 청주시장이며 미래 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나기정씨가 연단에 오르자 뜨거운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얼마전 미국의 이브 헤럴드가 쓴 '줄기세포 전쟁'이란 책을 황박사와 보게 되었는데 미국의 저자가 한국의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고 상세하게 저술한 책이었으며 여기서 저자는 줄기세포 연구를 총성 없는 전쟁으로 표현하고 분석하며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만약 황우석 박사의 원천기술이 가치가 없다면 전세계가 거의 광분할 정도로 천문학적인 엄청난 자금을 지원하며 줄기세포 연구에 매달리겠는가?

미국의 상징인 하버드대학은 2006년 6월 7일 1억달러(약 1000억 원)의 예산으로 체세포 핵이식 방법을 통해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 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우리만이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진실을 외면한채 허송 세월을 보내고 있는것이 너무도 안타깝다. 특히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IT에 이은 BT산업의 고지 선점이 절대적인 과제일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이번 세미나를 시발로 새로운 희망이 창출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물이 흐르듯 준비된 축사를 하는 내내 안타까운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하비지로 더 잘 알려진 정민권 박사는 이번 파동을 한마디로 '갈리폴리 전투'에 비유했다. 1915년 2월 세계1차 대전중에 3만여명의 호주와 뉴질랜드 연합군인 안작부대가 터키군이 지키고 있던 갈리폴리에 상륙작전을 감행한다.

영국군이 약속된 시간에 터키군 진지에 격렬한 함포사격을 하면 동시에 적진의 혼란을 틈타 안작부대가 상륙하기로 합의했고 약속된 4시 30분, 영국군은 터키군에 맹렬한 함포 사격을 퍼부었지만 상륙을 감행할 안작부대의 지휘관들은 참호안에서 약속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전혀 밖의 상황을 보지도 듣지도 않았고 무려 7분이나 느리게 가는 시계에 모든것을 의지하다가 뒤늦게 공격 명령이 내려졌다.

정신을 차려 만반의 대비를 갖춘 터키군의 기관단총 사격에 마치 풀이 쓰러지듯 수많은 안작부대원들이 죽어갔다. 원인은 늦게 가는 시계와 무책임한 지휘관들의 탓이다. 이후 무려 8개월이란 긴 전투가 이어졌고 안작부대는 8천명이 넘는 사상자를 기록해야 했다. 작금의 줄기세포 전쟁이 바로 이런 상황이다.미국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부시 대통령에게 서신을 보내 줄기세포 연구 지원을 요청하는것은 그들이 고지를 선점하고 미래의 이익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다.

슬라이드속에 선명히 떠 오르는 줄기세포의 사진들이 연구원들의 피와 땀의 결정체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어 충북대학교 수의과 대학 현상환 교수의 줄기세포에 관한 특강이 이어졌다. 특히 두드러진 것은 복제와 줄기세포의 개념을 비교 분석한 것이었다.

엄연히 줄기세포는 시험관에서 배양을 하므로 복제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복제기술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실례로 승객들과의 대화를 통해 엘리트인 여성분과 대화를 해 보니 왈, 앞으로 복제인간이 태어날지도 모르지 않느냐? 란 결론을 내려 쓴 웃음을 지은 적도 있었다.

열강이 끝나고 나니 생업에만 매달려 제대로 참여하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앞으로 더욱 뜨거운 불씨가 되어 다시한번 대한민국의 기술임을 만천하에 공표할 날이 오길 바란다. 봄바람도 태양이 가려지면 제법 차가움을 느낀다. 줄기세포의 새봄이 어서 오기를!

마이뉴스코리아/김충범기자, ctbuffalo@hanmail.net

최종편집일: 2007-04-15 오후 3: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