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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꼬마천사 정인이 만나러 가던 날...
     등록일 : 2021-01-13 (수) 19:57


기자수첩

이른 아침, 막내 아들 군대 입영을 위해서 경남 함안에서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9사단 백마신병교육대'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오늘따라 잔뜩 흐린 날씨에 장거리 운행에 혹시 길이라도 얼까봐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다행히 눈은 오지 않았습니다. 백마신병교육대 인근 식당에서 간단하게 부대찌게로 아들과 마지막 점심 식사를 하고나서 백마신병교육대에 도착하자 안내를 담당하는 군인들이 모두 하얀색 방호복을 입고 차량을 부대 안쪽으로 안내하였습니다.

​저 멀리 방호복을 입은 또 다른 군인이 다가 오더니 차량의 창문을 한쪽만 조금만 내리라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입대관련 주의사항이 담긴 안내문을 1장 유리문 사이로 집어 넣어주더니 주의사항을 자세히 읽어보시고 저쪽에 운동장을 한 바퀴 크게 돌아서 다시 나오라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먼저 온 앞차와 거리두기를 위한 조치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운동장에서 빠져나오니 이제 부모님들은 그대로 차에 앉아 계시고 입영자만 차에서 내리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아들은 차에서 내렸고 우리는 얼떨결에 아들이 저 멀리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을 잠시동안 멍하니 바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날은 코로나 때문에 함께 온 가족들을 위해서 부대에서 특별히 준비한 입영 안내 및 행사 같은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입영행사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배려한다는 ‘이별과 다짐의 시간’도 갖지 못하였습니다. 그렇게 우리가족은 쫓기다시피 막내아들과 함께 눈물 흘릴 시간도 없이 이별 아닌 이별을 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얼마 전 'SBS 그것이 알고싶다'로 알게 된 정인이를 잠시 만나러 가기 위하여 양평에 위치한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으로 향했습니다. 얼마를 운전해 갔을까요. 한적한 산골 동네를 계속하여 휘돌아 올라가자 길 옆에 ‘정인이 수목장 가는 길’이란 아주 작은 표지판이 눈에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언론을 통해서 많은 이들이 정인이를 추모하러 오나 봅니다. 겨우 차 한 대 지나갈 수 있는 좁다란 산길을 따라서 한참을 또 올라갔습니다.

저 멀리 하얀 눈으로 뒤덮힌 산기슭 사이로 안데르센 공원묘원이 서서히 보이더군요. 우리는 그 곳 주차장에 대충 차를 주차하고 내리자 어딘가에서 뽀로로 동요가 차가운 겨울바람에 실려 제 귓가에 흘러 들어왔습니다. 저는 자연스럽게 그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을 바라다보았고 바로 그곳이 정인이가 잠들어 있는 곳인 것 같았습니다. 평일인데도 제법 많은 추모객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말에는 전국에서 모여드는 추모객들로 더욱더 붐빈다고 합니다.
안데르센 공원묘원은 소아암과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어린이들을 위해 무료로 운영되는 자연장지라고 언론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그 곳에 가서 주위를 둘러보니 정인이 묘 주위에는 고령의 어르신들의 묘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우리 정인이와 같은 어린 아이들의 묘는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아도 잘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순간 저는 다소 의아하고. 혼란스럽기도 하고. 그냥 무시로 화가 나기도 하고. 도대체 왜 이런 곳에... 또 왜 이렇게 먼 곳에...
아무튼, 우리는 정인이 앞에서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정인아, 정인아, 사랑하는 정인아, 이제 부디 더이상 아픔도 고통도 없는 그곳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아다오. 정인아, 진정 부끄러운 말이지만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하구나. 정인아, 아저씨는 문뜩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단다. 아마도 우리 예쁜 정인이는 하느님께서 너처럼 슬픈 운명을 타고 난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을 구원하라고 보내주신 수호천사가 아닐까하고 말이야.”

“영원한 꼬마천사 정인아, 정인이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정인아 미안해, 우리가 바꿀게’라고 모두가 한결같이 진심을 다해서 정인이에게 약속하고 있단다. 이렇게 우리 착한 정인이는 우리 어른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정인이처럼 고통받고 슬퍼하는 아이들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곁에서 지켜줄 수 있도록 해 주었단다. 정인아, 정말 고마워. 이게 다 정인이 덕분이란다.” 너가 아니었다면 아마 우리는 그들을 지켜주지 못했을거야.
백마신병교육대 앞에서 사랑하는 아들과 마지막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아내도 정인이의 작은 묘지 앞에서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교차하는지 가슴 아프게 한동안 흐느끼며 눈물을 흘리더군요. 우리는 그렇게 슬픈 영혼들이 잠든 그 곳을 뒤로하고 아라가야의 고도, 함안으로 내려왔습니다. 유난히 추운 겨울, 저멀리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꽁꽁 얼어붙은 북한강의 풍경은 그날따라 왜 그리도 슬퍼 보이던지. 바람이 분다......

마이뉴스코리아/채성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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